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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가짜 모범생
작성자 권혜수 등록일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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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1
“선휘야, 형 대신 네가 그 애의 목을 졸랐다고 말해줄 수 있니?”

선휘보다 3분 먼저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형 건휘는 명문고 진학을 앞두고 있었고 전교 1등의 영재 코스만을 밟아왔다. 어느날 형이 농구를 하던 중 시비가 붙은 친구의 목을 조르는 일이 발생하고, 친구가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없자 엄마는 선휘에게 가해자가 되라고 요구한다. 늘 엄마의 말을 잘 따르는 모범생 형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런 형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짜 모범생>은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불량 가족 레시피>의 손현주 작가의 신간으로,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안 봤지만 본 것 같은) <스카이 캐슬>이 떠오르는 내용이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 ‘교육 학대’를 저지르는 부모와 자신의 꿈을 꾸는 법을 알지 못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결혼한 지 15년 만에 어렵게 가진 쌍둥이 아이들을 최고로 키우기 위한 엄마의 극성은 좋은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 구하기, 유기농 식품 먹이기 선에 그치지 않는다. 몸에 활성산소를 넣어준다는 수소수를 마시게 하고 두뇌 활성 주사를 맞히면서 탄산음료를 입에도 대지 못하게 하는데,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그런 노력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선휘는 콜라 중독이 되어 정신과 상담을 받기에 이른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영재코스를 밟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모범생 건휘는 사실은 분노 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아빠는 아이들 과외 수업에 방해될까봐 늘 집에 일찍 들어오지 못하고 공원을 배회하고, 엄마에게 학대받는 아이들의 고통을 나몰라라 한다. 

졸지에 엄마의 관심을 두 배로 받게 된 선휘가 엄마와의 관계를 헤쳐 나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영화같이 이어지는데, 내가 읽어 본 청소년 소설 중 이야기의 짜임새로 봤을 때 가장 잘 쓰인 작품 중에 하나라고 기억될 것 같다.

지금 초등학생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책 속 내용이 과장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잘 짚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아이들을 월화수목금금금 학원으로 내몰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나 아이의 마음은 들여다 보고 있는지를 따끔하게 묻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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