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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5기] 약속 식당
작성자 이지연 등록일 202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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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을 때 말할걸'

여러분은 전생을 믿으시나요? 환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 현생의 기억이 그대로 남기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전혀 다른 삶을 살기를 원하시나요?

이생에서 전하지 못한 말 때문에 다른 생으로라도 태어나 사랑했던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환생을 선택한 17세 소년 유채우와 16세 소녀 한 설의 애틋하고 가슴저리는 이야기가 '구미호 식당 시리즈'의 작가 박현숙의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흥미진진한 필체로 독자들을 만나줍니다.

좀 더 그럴듯한 생을 쥐어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하고, 좋아한다는 말을 전하기위해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이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택하는 채우에게 다른 생을 살아가고 있는 설이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그녀가 감자를 좋아했고, 게 알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만호는 죽은 뒤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 위해 대기중인 사람들을 찾아가 새로 시작될 생을 기회로 주는 천년 묵은 여우입니다. 천 명의 영혼과 계약을 마치면,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조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창창한 나이에 생을 달리한 채우의 손에 도장을 찍어줍니다.

"도장 자국이 네 생명이야.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조금씩 지워지고 결국 네가 소멸되기 전날 딱 한 줄이 남을 거야. 다음 날 완전히 지워지면서 너는 사라지는 거지. 휴, 내가 지금까지 구백 명 넘는 사람들의 생을 먹었지만, 이번만큼 마음이 불편한 적은 없었다" (p.13)

42세의 아줌마로 환생한 채우는 '약속 식당'을 열어 설이와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설이와 함께 만들기로 했던 미완성 요리 '파와 감자가 사랑에 빠질 때(파감로맨스)'를 설이에게 먹일 생각에 하루하루가 설레입니다.

"나는 파감로맨스를 완성해서 설이의 징크스를 깨주고 싶었다. 파를 만난 감자를 먹어도 절대 불행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설이는 불행해질까 봐 파가 들어간 감잣국이나 감자찌개는 절지 먹지 않았다."(P.46)

드디어 설이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두 소녀 구주미와 고동미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구주미라고 생각을 했을 때 경악한 이유는 설이와 채우가 그토록 미워했던 폭력을 쓰는 아이였고, 고동미라고 생각했을 때도 결코 기쁘지 않았던 이유는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도 결국은  또 홀어미와 가난하게 왕따를 당하며 살고 있는 모습이라 절망으로 다가옵니다.

과연 누가 환생한 설이일까요? 끝까지 긴장감을 더하고, 식당을 둘러싼 흉흉한 소문과, 식당 이전에 살던 사람들의 사연, 갑자기 사라진 일가족 사건과 또 다른 환생자의 이야기들이 이러저리 섞이며 감칠맛나게 다가옵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자신이 살아가야 할 시간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주어진 시간을 다 살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라고요. 혹시라도 다른 세상에서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그 삶은 다른 이의 삶이지 그 사람의 삶이 연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맞습니다. 내가 만나고 싶었던 그 사람과의 시간은 그 세상에서 끝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서 새로운 사람의 시간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약속을 이 세상에서 지켜야 하는 이유는 '지금 이 시간이 주어진 시간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그 순간에 더 애써야 합니다. 다음을 기약하지 말고요. 살았던 그 세상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다음 생은 필요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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