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학을 좋아했다. 다 같이 실험하는 것도 재밌었고 한 현상에 대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 배우고 설명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나 점점 학년이 올라가고 어려운 이론들만 배우기 시작하면서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는 분야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결국 과학에 흥미를 잃고 문과를 선택한 이후로는 과학과 아예 동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다 <파워풀한 실전 과학 토론>을 읽게 되었고 ‘아, 과학이 이런 거였지. 현상을 이해하고 문제에 직면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학문. 나는 과학을 좋아했지.’ 하며 과학을 좋아하던 때의 나로 잠깐이지만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책은 과학 토론, 수행 평가를 위한 39가지의 논제를 담고 있다. 저자가 최근 4개년간 출제된 과학 토론의 논제를 정리하고 엄선하여 막막한 과학 토론의 준비를 돕는다. 처음에는 ‘어차피 이것도 재미없는 과학 학습서인가’하는 생각에 책을 펼치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그러나 막상 펼쳐보니 생각보다 쑥쑥 읽히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바이러스, 증강 현실/가상 현실/혼합 현실 등 이슈가 되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주제들이라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책은 이론뿐 아니라 실제로 과학 토론을 할 때 준비하고 생각하는 법을 함께 알려준다. 논제가 나온 배경을 시작으로 핵심 용어의 풀이, 왜 이 논제를 다뤄야 하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을 구체화하는 것에서 개요서를 작성하는 법까지 토론 준비의 전반적인 과정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앞의 6가지 주제에서는 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 그 뒤로는 앞의 예시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작성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실제 토론을 준비하듯이 연습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이지만 모처럼의 과학의 달이니 <파워풀한 실전 과학 토론>을 읽으며 과학에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39가지의 과학 논제 속에서 뜻밖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과학 토론을 준비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과학이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 스스로 생각하는 과학책을 원하는 사람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