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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내 안의 윤슬이 빛날 때』
작성자 유현주 등록일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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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살아볼 만한, 살다 보면 살아지는, 그 자체로도 소중한 것이다."

 

박소현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 『내 안의 윤슬이 빛날 때』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삶의 이야기에서 건진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평범하고 보통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작가만의 시선으로 풀어놓는 이야기의 깊이가 멋있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물렀다. 어떤 부분에서는 공감을 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배우기도 하고.. 문학과 철학, 인문학 그리고 예술까지 폭넓은 분야들을 언급하며 담은 문장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의 깊이, 이야기의 깊이가 참 좋았다.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 이야기도 신선했고, 위화의 소설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고, 가족의 이야기에는 뭉클하기도 했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어느 하나 놓칠 수 없었던 것 같다.




 

■ 책 속의 문장 Pick

 

앞이 안 보이게 절망뿐일 것만 같았던 시간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금헌錦軒 조기안 선생님은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나에게 갈 길을 비춰주던 등대였다. 그 큰 인연은 내가 다시 공부를 하게 했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거실에 걸린 서예 작품 두 점과 연적들을 볼 때마다 내 20대 침잠의 시간들을 생각한다. 옛 스승의 가르침은 은은한 묵향처럼 가슴속을 잔잔히 물들이고 있다. (p.26) _ 연적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가로 19줄, 세로 19줄, 361개 교차점의 바둑판 위에서는 흑과 백의 치열한 진검승부가 벌어진다. 수많은 묘수와 전략으로 공격과 방어가 난무한다. 하지만 바둑에서는 신의와 절개는 있어도 배신이나 변절은 없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에게 주어진 바둑돌을 놓아야 하듯 우리는 매 순간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지 않았을까. 그 선택이 성공이든 실패든 자기 앞에 놓은 삶의 한 부분임에야……. (p.31) _ 흑과 백

 

모든 것이 공空인 것을. 적게 비우면 적게 얻고, 많이 비우면 크게 얻는다는 마가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깊은 밤 어리석은 중생 하나가 밤을 지새우고 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삶에 미열이 생길 때, 문득 모든 것이 부질없어 보일 때면 한 번쯤 산사에서의 하룻밤을 생각해볼 일이다. 고즈넉이 자연의 품에 안겨 마음속 번뇌들을 내려놓고 삶의 전환점을 마련해볼 일이다. 그 새벽, 산사의 정적을 깨우던 죽비 소리 유난히 그립다. (p.41) _ 그 새벽의 죽비 소리

 

그렇다. 인생이란 어쩜 끊임없이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 전쟁터일지도 모른다.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해, 또는 조직에서 이탈되면 사회에서 낙오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안간힘을 쓰면서 품위 유지용 미사여구를 남발해야 하는 인간 군상들. 우리는 어쩜 생존을 위협하는 이 모든 불안들 때문에 보이지 않는 돼지우리에 자신을 가둬놓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건 아닐까? 무탈했던 하루를 감사해하며 그저 요행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내 생활도 파벨의 삶과 장소만 다를 뿐 같은 모습일지도 모른다. (p.134) _ 돼지우리 속에 갇힌 영혼들





 

들려주는 시간과 이야기의 깊이가 참 좋았다. 조근조근하게 잔잔하면서도 이야기의 깊이에 뭔가 많은 지식을 얹은 다독임을 얻은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괜히 한 번.. 세상에 큰 소리 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았고.. :D

 

이런 깊이 있는 수필집... 많이 읽어 보고싶다. 이상하게 용기가 생겨... 그냥 내일(來日)이 좋아질 것 같은 그런 기분도 들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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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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