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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단 6기]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작성자 김지선 등록일 20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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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은 한밤중에 뜬금없이 개들에게 쫓기게 되었다. 개들을 피해 달리는데 평소에는 체육활동을 싫어해 달리기가 빠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달리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 듯하였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개들의 말이 들렸다. 정확히는 이해가 되었다는 표현이 적절한데, 그 이유는 개들을 피하여 자동차 밑으로 숨은 뒤에야 알 수 있었다.

간신히 한숨을 돌리고 나서 자신의 손(이었던 것)을 보니 웬 앙증맞은 고양이 앞발이 떡하니 있는 것이었다. 자신이 고양이가 된 것 같다는 충격에 경직된 것도 잠시, 들려오는 소리에 박선은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흰 털에 까만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가 말을 걸어온 것이다.

박선에게 건넨 첫 마디는 "어때, 고양이가 된 기분이?"였다. 박선은 이 말에 자신이 고양이가 된 것 같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채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고양이에게 집중하였다.


그 고양이는 자신을 고선생이라 부르라고 하며 자신을 시간여행 가이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체를 비밀로 해달라는 의뢰인이 박선에게 시간여행 티켓을 전해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선생이 설명하기를, 고선생이 말하는 '우리 세상'은 사후 세계로 그곳에서는 모든 생명체가 자유롭게 말을 하며 살아가고, 4차원, 5차원, 6차원도 마음껏 건너다닐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박선이 시간여행을 하려면 자신처럼 자유로운 시간여행자가 되어야 했기에 박선이 고양이로 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전한 후 고선생은 시간여행을 할지 말지를 선택하라며 결정할 시간을 주고는 떠났다. 얼마 뒤 고선생이 다시 찾아왔을 때 박선은 공짜로 시간여행을 시켜준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가 있냐며 시간여행에 동의한다. 그렇게 박선은 고선생과 함께 의뢰인과 협의한 시간여행 코스인 가족들의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이 소설은 시간여행을 안내하는 고양이 가이드라는 참신한 주제로 도입부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시간여행을 위해 고양이로 변한다는 앙증맞은 설정 덕분에 장면을 상상할 때 귀여움이 더해지는 것은 덤인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은 단지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재미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주인공이 시간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알아 나가는 가족의 비밀 앞에서 숙연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박선의 가족사는 단지 개인이 겪은 개인사가 아닌 우리나라가 겪은 역사이며 우리나라가 책임을 지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문제였다.


한낱 창조물에 지나지 않는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인 원자폭탄은 그 어떤 위대한 신도 막아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원자폭탄을 투하한 주체가 아닌 아무 죄 없는 일반인들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나라가 힘이 없어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것도 억울한데 원폭의 피해자가 되다니 얼마나 원통했을까?

그런데 그 고통은 그들 세대에서 사라지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난 후세들에게까지 계속 유전되어 그들을 평생 헤어 나올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괴롭게 만들고 있다.

원폭 피해 뿐만 아니라, 고향에 돌아왔을 때 그들에게 꽂혔던 차가운 시선과 차별 역시 얼마나 큰 상실감과 두려움과 충격을 주었을까?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무관심으로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 원폭 피해자 1세대들은 아무런 보상이나 지원 없이 고통스럽게 생을 보냈으며 이미 거의 대부분이 사망했다.

일본조차 뒤늦게 피폭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보상을 하는 마당에 한국은 여전히 원폭 피해자 2세, 3세들에게 유전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대책과 보상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그들이 더 이상 원폭 피해 고통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피해자들의 치유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고통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읽고 우리의 아픈 과거를 잊지 말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펼쳐질 역사 속에서 다시는 그 어디에서도 원자폭탄이라는 괴물이 사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핵화'라는 단어를 추상적으로만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이 소설을 읽고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으며, 나아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소년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책을 읽어보고 깊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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