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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단>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작성자 신승철 등록일 20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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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에게 쫓기며 자신이 '고양이'가 되었다는 사실에 '꿈'을 떠올린다. 그런데 깨어날 수가 없다. 꿈이 아닌 것이다. 당황하고 있는 박선에게 "어때, 고양이가 된 기분이?"(p.12)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박선에게 시간 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고선생'은 과거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제안하고 yes 인지 no 인지 선택하라고 한다. 그런데 '시간 여행'의 기회가 생긴다면 마다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특히 용감한 십 대들이라면.


그렇게 <시간여행가이드, 하얀 고양이>의 열일곱 살 박선의 시간 여행은 시작된다. 어쩌면 할아버지의 시간 속을, 고모의 시간 속을 걷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엄청난 슬픔이, 아픔이 흐르고 있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분홍색 예쁜 책표지를 보고 재미나고 유쾌한 시간 여행을 상상하던 시간은 얼마 가지 못했다. 책표지를 다시 보고 치웠던 띠지도 찾아보았다. 왜 늘 '설마'는 현실이 되는지. 

원자폭탄'리틀 보이',원폭 피해자.


박선은 열일곱 살이지만 생리를 하지 않는다. 왜일까? 병원에서도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간 여행을 통해서 그 원인을 알 수 있었을 때쯤 이야기는 절정으로 접어든다. 정말 마주하고 싫지만 마주하게 되는 역사가 있다. 일본의 강제 점령기. 피상적으로 느꼈었던 역사 속 아픔과 슬픔을 열일곱 살 소녀가 오늘로 가져왔다. 과거 시간 속을 여행하면서 오늘을 만난다. 과거의 아픔의 시간은 오늘로 이어져 또 다른 아픔과 슬픔의 시간을 만들고 있다. 과거의 암흑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의미 있는 책이다.


오늘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과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역사를 배우는 까닭도 그 힘을 키우기 위해서 일 것이다. 원자폭탄 투하는 인류의 재앙이었다. 아니 재앙이다. 과거가 아닌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재앙이다. 전쟁 종료라는 목적으로 원자폭탄을 선택한 미국도, 그 빌미를 제공한 일본도 밉고 싫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과 함께 해야 한다. 미래의 과거가 될 오늘을 그들과 함께 걸어야 한다. 소녀 박선이 아픔과 슬픔을 뒤로하고 오늘을 걷듯이. 


p.136. 걸으면 걸을수록 주위가 보이고, 잊었던 과거까지 생각나고……. 걷는다는 것, 그것은 사유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p.199. 그러고 보면 걷는다는 것 자체가 살아 있다는 뜻이다. 고양이는 걷지 않으면 죽는다. 태초에 인간도 그랬으리라.


너무나 커다란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박선과 사촌동생 신해를 아이들에게 꼭 소개해 주고 싶다. 두 아이들이 어떻게 앞으로 걸어나가는지 꼭 보여주고 싶다. 지금 아이들이 느끼는 슬픔과 아픔을 꼭 안아주고 싶다. 아이들에게는 용기를 어른들에게는 사랑을 선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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