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은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자신과 바다가 한 몸이 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바다가 얼지 않듯이 영등 자신도 시련에 얼지 않는 모습에 어린 나이지만 참 대견하다는 말 밖에 안 나왔다.
제주도, 해녀, 일제강점기라는 단어가 이 소설에서 차지하는 면이 많지만, 그래도 이 책을 접할 때 가볍게 읽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영등에게 닥치는 여러 가지 시련으로 인해서 내가 차가운 바다에 혼자 남겨져 물에 뜻있는 기분이었다.
[푸른 숨]은 해녀 영등의 삶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 때 자신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던 시절에 해녀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선 영등의 꿋꿋한 모습을 보면서 시련을 겪으면서 나약해지는 사람도 있지만 더 강인해지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의지할 곳이라곤 영등의 친구, 해녀 삼촌들이지만 영등은 까막눈이었지만 야학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해녀들의 권익을 위해서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일제 강점기 시절에 어린 나이의 해녀가 당당하게 자신과 해녀들의 삶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모습에서 영등이라는 인물을 새삶스럽게 다시 보게 되었다.
[푸른 숨]을 읽다 보면 영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죽음이 소설을 무겁고 영등의 삶을 푸른 바다로 더 끌어내리는 면이 있긴 했지만, 영등은 결국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건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에 찡한 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