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스타, yes24에 올렸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 가벼운 이야기는 아닐거라 짐작은 했다. 비사.. 역시 슬픈 이야기였다.
<덕혜옹주>를 쓴 권비영 작가의 <잃어버린 집>은 일제시대 11살 어린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간 영왕(영친왕) '이 은'과 일본 황족의 공주 '마사코'(이방자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마지막 황태자 "이 구"의 시점에서 시작되어 끝이 나는 소설이다.
이 은,마사코,이 구,줄리아. 지금은 역사가 되어버린 실존 인물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게 하는 소설. 그들의 깊은 속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인생에 큰 굴곡없이 살고 있는 나에게 큰 울림으로 남았다.
-진은 그렇게 갔다. 마사코의 가슴에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시커먼 구멍 하나가 뚫렸다. 그 구멍으로 시린 바람이 무시로 휘몰아쳤다.(p63)
-일본이 항복했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고 천황폐하가 항복선은을 하셨대. 이제 일본은 망했대. 우리가 망한 그날, 조선은 해방을 맞았대. 조선의 황태자도 조선으로 돌아갈 거래. 화족들은 재산을 몰수당하고일반 평민으로 돌아간대.....(중략)... 견딜수 있는 것은 견딘다. 그러나 자신의 무게로 받아낼 수 없는 것 앞에서는 무참하게 스러질 수밖에 없다. 이즈음 어머니 앞에 벌어진 일은 결코 견디어낼 수 없는 무게의 운명이었다.(p164)
-줄리아는 그를 연민한다. 오오, 가여우신 분. 마음에서 그를 지우는 일은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일보다 훨씬 어렵고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분노와 기쁨, 혹은 서러움까지도 무덤덤하게 느껴질 수 있는 늙은 영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만, 단 한 번만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줄리아가 머무는 방은 하나의 시멘트 관이다. 살아 있으되 산 것 같지 않은 몸이 머무는 현실의 관이다. (p342)
권비영작가는 말했다. 단단한 거북이 등껍질처럼 굳어버린 역사의 이면. 나는 거기에서 슬픈 역사의 그늘 속을 방황하며 고뇌했던 얼굴들을 찾아낸다고. '저에게 있어 역사소설은 실제 사건을 허구화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허구랍니다.' 움베르트 에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 소설을 쓴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나는 사실 '덕혜옹주'도 안 읽어봤다. 드라마, 영화도 본 적이 없다. '덕혜옹주' '하란사'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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