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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8기] 잃어버린 집
작성자 류보람 등록일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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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이야기 이 이야기만큼 가슴 먹먹하고 눈이 시린 이야기가 또 어딨을까. 소설 덕혜옹주도 그렇고 잃어버린 집도 그렇고 담담하게 그려내서 더 마음 아프다.
볼모로 잡혀 온 비운의 황태자 '이 은'과 정략결혼 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마사코',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이 구'와 이 구가 사랑한 외국인 '줄리아' 의 마지막 황실의 비사다. 독백하듯 이어지는 이야기는 흡입력있게 전달된다.

350페이지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각 인물에 감정이입 되어 씁쓸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역사적 배경에 픽션이 섞여 있겠지만 이 시대의 이야기는 책이든 영화든 참 마음이 슬프다. 맨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 남긴 말이 인상 깊다. 단단한 거북이 등껍질처럼 굳어버린 역사의 이면. 역사소설은 실제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허구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물지은 부분이다.
p.137
"나는 지금 꼭두각시라오. 저들이 하라는 대로 춤을 출 수 밖에 없는."중얼거리듯 내뱉은 그 말을 알아들은 이는 고희경 사무관뿐이었다. 고희경 사무관이 바짝 따르며 나지막히 아뢰었다. "잊지만 마시오소서."이 은은 고희경 사무관이 한 말을 진정으로 가슴에 품었다. 눈물이 흘렀지만 이 은은 얼른 눈물을 닦았다. 눈물은 약한 자들이 흘리는 것이다. 아픔을 안은 세월을 견디어내는 것이 자신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패망으로 조선이 해방되어 기쁨을 누리는 와중에도 이들은 조선의 황족이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외면당하고 대한제국에선 일본의 볼모로 잡혀간 황족을 외면한다.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최선이었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제국은 일본으로부터 해방 되었지만 그 나라의 황족은 여전히 나라를 되찾지 못했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전의 명예를 되찾지 못했다. 나라로 인해 볼모로 잡혔고, 해방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해 버텼지만 쓸쓸한 마지막을 보냈다.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1인으로 엄청난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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