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압도적인 장점은 유려한 글의 흐름과 뛰어난 감정 이입입니다. 각 인물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었을 심리적 변화를 추론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었지만, 아마 권비영 작가만큼 등장 인물의 입장에서 글을 쓸 수 있는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첫 페이지는 황세손 이구씨가 직접 쓴 글인듯 했습니다.
흥미를 돋구기 위해 사실을 변형하는 우를 범하기 쉬우나, 권비영 작가는 그러한 우를 범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고증에 충실했습니다. 그리고 영친왕 등 실존 인물들에 대해 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위로가 느껴졌습니다.
몇 줄을 차지하지는 않으나 이 책에 등장하는 분과 유관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해당하는 역사적 사실들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남다른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