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를 넘긴 90세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인생수업 작품이 출간되었다. 나이가 주는 무게를 생각하다 보니 저절로 경애하는 마음이 앞선다. 인간은 불가항력적으로 누구나 노년기를 맞이하지만 노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은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는다. 노년의 삶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참 어른 웃어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저자는 몸소 보여주며 인생에 관한 통찰을 전한다.

저자는 아들 여섯에 딸 하나인 가정에 태어났다. 별명은 참 많은데 집에서는 동에 번쩍 남에 번쩍한다고 하여 "'번개"라 불렸으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팔랑개비", "타잔", "왕자 호동"등이 있다. 저자는 방학이 다가오면 큰 고민에 휩싸였는데 다름이 아니라 열두 식구에 방이 두 개뿐이라 학교 야구 감독을 맡고 있는 삼촌의 합숙 훈련하는 곳에 같이 따라나서고 싶어 한다. 저자의 친한 친구 셋은 모두 가정 형편이 썩 괜찮은 데다가 우등생이다. 전쟁 중이라 군의 관의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 친구 들은 저자의 의사와 상관없기 의대에 지원서를 넣었고, 돌아가며 대외 입시 과외를 시켜주며 저자를 의대에 당당히 합격시킨다. 길거리에서 책을 놓고 팔고 있는 아저씨 사이로 [죽음의 수용소에서] 작품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작품을 읽을수록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에 부딪힌다. 미국 인턴 시절과 병원장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 등 인생의 전반전에서 후반부까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3부에서는 박상미 저자와 대담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인간관계에 대한 지혜를 달라고 요청하는 질문에 저자는 같이 살기 위해서는 "인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장수의 비결로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욕심이 많은 나다. ) 한 편의 자서전 혹은 인생 이야기 같은 작품은 저자가 주어진 현실을 이치에 맞게 자신이 경험 한 바를 바탕으로 인생에 관한 깨달음들을 담대하고 유머 있게 풀어놓는다. 나는 어느덧 30대 후반이 되었고, 곧 마흔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작품은 진정한 어른에 대해서 사유하는 시간이 되었고, 나잇값은 제대해 하고 살고 있는지를 돌이켜보게 만들었다. 힘든 인생 잘 유영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