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건너는 집 1, 2』, 『너만 모르는 진실』 청소년 베스트셀러 작가 김하연의 새로운 기대작!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청소년 베스트셀러 『시간을 건너는 집 1, 2』, 『너만 모르는 진실』의 김하연 작가가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을 출간했다.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은 타인과의 소통을 어려워하는 ‘지은’이 동아리원 ‘해영’과 함께 2년 전 진송 초등학교 화재 사건을 조사하며 묻혀 있던 진실을 파헤쳐 가는 추리소설이다. 포기하지 않고 파고드는 끈기가 있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것이 결국 나의 이야기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은 실존하는 삼현여중의 추리소설 창작반을 모티브로 탄생한 소설이다. 어느 여름, 우연히 SNS에서 발견한 실제 중학교 동아리에 눈길을 사로잡힌 김하연 작가가 직접 담당 선생님, 부원들을 인터뷰하며 포기를 모르는 두 주인공 ‘지은’과 ‘해영’의 이미지를 구상했다.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의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과 치밀한 사건을 만나보자. 포기를 모르는 그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끈기가 어느덧 마음속에 오롯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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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리옹3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했다.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동화를 연재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청소년소설 『시간을 건너는 집』과 『그곳에 네가 있어준다면: 시간을 건너는 집 2』, 『너만 모르는 진실』, 동화 『소능력자들』 시리즈, 『똥 학교는 싫어요!』 등이 있다.
목차
1. 추리소설 창작반의 탄생 / 사건의 시작 / 세 명의 신입생 / 두 번째 수업과 진송 별빛 캠프 / 좋아하는 마음 / 뜻밖의 사실들
2. 스멀거리는 의심 / 그날의 영상 / 지나칠 수 없는 정보 / 사건의 주인공 / 첫 번째 협박
3. 모든 것이 엉망 / 불타버린 창고 / 포기하지 마 / 어둡고, 어두운 밤
3개월 뒤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 창작 노트 추천사
책속으로
“추리소설 창작반은 동아리 이름 그대로 추리소설 창작을 목표로 한다. 1학기가 끝날 때까지 원고지 100매 안팎의 추리소설을 한 편씩 제출하도록. 그러려면 추리소설이 뭔지부터 알아야겠지? 수요일 동아리 시간마다 추리소설과 글쓰기에 대해 배워 나가자.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추리소설을 받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을 거야. 너희가 쓴 작품들을 모아 출판하고, 온라인 서점에 등록해 판매까지 할 생각이야.” 늘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 컴퓨터에 선생님의 말을 빠르게 입력했다. 방금 회장이 된 지안도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었다. 아까 했던 자기소개 시간에 지안은 자신이 추리소설 마니아라고 했다. 지안과 나는 2학년 때도, 그리고 3학년인 지금도 같은 반이다. 지안은 교실에서도 틈만 나면 책을 읽었는데 그 책들이 죄다 추리소설이었던 모양이다. --- p.10
범죄 현장. 불. 범인. 그리고 영자 할머니.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름을 듣는 순간 가슴이 뻐근해졌지만, 머릿속에서는 작은 불꽃들이 튀어 올랐다. 나는 아이들을 운동장에 남겨 둔 채 학교 건물 쪽으로 걸었다. 걸음을 옮길수록 주변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듯했다. 화재 현장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 진송 초등학교 화재로 마을에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을 때, 할아버지는 굳이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나를 몰래 데리고 들어갔다(출입 금지 테이프쯤은 가볍게 무시했다). 불길이 맨 처음 시작된 곳은 학교 건물 뒤쪽의 분리수거장이었다. 불길은 주차장에 있던 자동차에 옮겨붙은 뒤, 거기에서 다시 학교 건물 1층으로 옮겨 갔다. 자동차는 사라졌지만 잿더미가 된 분리수거장과 시커멓게 타버린 학교 건물은 그대로였다. 범인도 잡혔잖아, 영자 할머니! --- p.19-20
“얘는 4학년 윤시우고, 우리랑 같은 수학 학원에 다녀. 그저께 언니들을 만나고 우리가 곧바로 수학 학원에 갔거든. 잠깐 쉬는 시간에 우리가 그때 했던 담력 체험 얘기를 하는데 얘가 갑자기 끼어드는 거야. 그래서…….” 해영이 한숨을 쉬었다. “어이, 잼민이들. 요점이 뭐야?” 모두의 시선이 시우에게 쏠렸다. 시우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지만 이내 결심한 듯 말했다. “영자 할머니가 불 안 질렀어요. 진짜 아니에요!” 해영이 코웃음을 쳤다. “네가 어떻게 아는데?” “불났을 때 할머니는 나랑 같이 자고 있었으니까요.” “그 할머니가 왜 너랑 같이 자?” 나는 해영의 팔을 잡았다. “심해영, 얘가 영자 할머니 손자야.” --- p.76
“영자 할머니가 여름에 늘 입고 다니셨던 꽃무늬 블라우스랑 보라색 바지요. 그 옷은 어디에서 사셨을까요?” “같은 옷만 빵꾸 날 때까지 입는 할망구가 무슨 옷을 샀겠냐! 산다고 해봤자 시장이겠지.” “그 시장이 어딘데요?” “읍내에 금요일마다 시장이 서잖냐. 옷 파는 데라고는 거기밖에 없어. 근데 뭐가 계속 이상하냐? 자꾸 왜 그러는 거야?” “아무래도…… 진송 초등학교에 불을 지른 사람은 영자 할머니가 아닌 거 같아요.” 할아버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인사를 하고 끊으려는데 다시 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다 싶으면 계속 뒤져봐. 죽을 날이 코앞이더라도 한은 남기지 말아야지.” 이번에는 내가 입을 다물었다. 영자 할머니와 시우의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뻐근해졌다. “네, 할아버지. 저는 끝까지 해볼 거예요.” --- pp.132-133
선생님의 말대로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오른팔을 다치는 바람에 왼손으로 키보드를 띄엄띄엄 눌러야 했다. 해영이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는 내가 문장을 부르면 해영이 대신 키보드를 쳐주기도 했다. 내 추리소설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진송 초등학교 화재 사건을 다루었다. 실존 인물들의 이름과 지명, 학교 이름은 바꾸었고, 진짜 범인이 어떤 동기와 방법으로 불을 질렀는지, 그리고 영자 할머니에게 어떻게 죄를 뒤집어씌웠는지 꼼꼼히 썼다. 처음은 어려웠지만 중간 부분은 처음보다 나았고, 마지막 문장을 쓸 때는 알 수 없는 감정에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박수아 선생님의 조언대로 나는 글을 고치고, 또 고쳤다. 내 글솜씨가 쓰면 쓸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걸 발견했을 때는 정말 뿌듯했다. 생각해 보면 살면서 맞닥뜨리는 대부분의 일도 하면 할수록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소설을 쓰는 내내 가장 큰 힘이 됐던 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더 어려운 일도 해냈으니 이 소설도 끝까지 쓸 수있으리라는 믿음. 박수아 선생님이 말했던 대로 나에게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