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서재의 아동 브랜드인 특서주니어 어린이문학에서 『유리창을 넘은 새』가 출간되었다. 『유리창을 넘은 새』는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청소년 베스트셀러 『가짜 모범생』 손현주 작가의 환경동화로, 도시 외곽 작은 숲에 둥지를 튼 유리새 가족의 이야기다. 어미 새인 유리새는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을 이겨 내고 분진 속에서도 아기 새들을 보호한다. 밤에는 네온사인과 가로수 불빛이 둥지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때로는 천적의 공격에도 아기 새들을 보호하며 공존을 모색하지만 도시의 가장 큰 위험은 ‘보이지 않는 벽’ 유리창이다. 유리새는 끝내 아기 새들에게 자신이 가르쳐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르친 뒤 세상으로 떠나 보낸다. 아기 새들의 진짜 비행을 지켜본 뒤, 유리새도 숲을 마음에 품고 보이지 않는 벽을 향해 자신도 모르는 마지막 비행을 시작한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글 : 손현주
책을 너무 좋아해 작가가 되었다. 재미난 상상을 즐기고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쓴다.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문학사상 신인상과 평사리문학대상을 수상했다. 『불량 가족 레시피』로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청소년 베스트셀러 『가짜 모범생 1, 2』 『울지 않는 열다섯은 없다』 『도로나 이별 사무실』 『싸가지 생존기』 등의 작품이 있다.
그림 : 함주해
아름답고 지루한 날들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미움받을 용기』 『소가 돌아온다』 『잃어버린 겨울 방학』 『책상은 책상이다』 등 책의 그림을 그렸고, 『모과』 『노란 나비를 따라』 『낙타 소년』 등 그림책의 그림을 그렸다.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 아트 포스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해피 아워〉 스페셜 포스터, BBC와 영국예술위원회 지원 단편 영화 〈Money Up〉 스페셜 포스터 등 영화 포스터의 그림을 그렸다. 헤이즈, 첸, 유하 등 뮤지션 앨범의 그림을 그렸다. 지은 책으로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나무와 함께 피고 지는 우리의 풍경을 담은 그림 에세이 『속도의 무늬』가 있다.
목차
유리새의 결심 숨막히는 도시, 길 잃은 유리새 흔들리는 둥지 번쩍이는, 두 번째 적 우린, 날기 위해 태어났어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 유리창을 넘은 새
『유리창을 넘은 새』 창작 노트
책속으로
유리새는 숲이 좁아지는 대신 높은 고층 건물들이 하나둘씩 세워지는 걸 지켜봤어요. 사람들은 이 작은 숲이 아파트를 짓는 데 방해물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요. 유리새는 둥지를 비울 때마다 나무가 베일까 봐 염려됐어요.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뜬 새끼들을 잃어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유리새는 땅속에서 울리는 진동이 가까워질수록 이 숲이 곧 사라질 것만 같았어요. --- p.11
날이 갈수록 새끼들의 몸집은 어엿한 유리새의 모습으로 자랐어요. 아기 새들은 둥지 밖으로 고개를 쏘옥 내밀며 먹이를 구하러 간 유리새를 기다렸어요. “무럭무럭 자라렴. 저 하늘을 봐. 태양이 눈부시지 않니? 어서 빨리 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르자!” 유리새는 매일매일 새끼들에게 말해 주었어요. --- p.19
“우리 엄마가 아니에요!” 첫째 아기 새가 유리새를 보며 소리쳤어요. “맞아. 우리 엄마는 저렇게 무섭지 않아.” 둘째 아기 새와 막내 아기 새도 번갈아 가며 말했어요. 유리새는 아기 새들이 무서워서 벌벌 떠는 모습에 놀랐어요. 아기 새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그제야 구석구석 몸을 살피기 시작했어요. 먹이를 구하러 다니느라 잿빛 먼지가 온몸에 가득 묻어 있는지도 몰랐어요. 아기 새들을 위협했던 그 먼지였어요. --- pp.23~26
“엄마, 집이 흔들려요.” “무서워요, 엄마.” 아기 새들이 두려움에 떨며 유리새의 품으로 달려들었어요. 유리새는 자지러지게 울어 대는 아기 새들을 보며 가슴이 무너져 내렸어요. 유리새는 겁이 났지만, 새끼들을 보호하려면 온 힘을 다해 싸워야 했어요. “얘들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있잖아.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어.” 작고 가녀린 유리새는 아기 새를 하나하나 가슴에 품으며 안심시켰어요. 유리새는 자신의 날개로 새끼를 지켜 낼 힘이 충분히 있다고 믿었어요. 이 둥지를 지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었어요. --- p.31
“이 정도면 새끼들을 충분히 키울 수 있지? 그러니까 우리 애들을 건들지 않겠다고 약속해.” 유리새는 까마귀의 눈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용기 있게 말했어요. 까마귀는 유리새의 간절함과 용기에 놀랐어요. --- p.42
“너희들에게 도시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지만, 엄마는 배우지 못했어. 두렵겠지만 이제 너희들의 방식으로 하늘을 날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해.”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숲을 발견하지 못하면 도시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경험하면서 살게요.” 막내 아기 새가 씩씩하게 말했어요. 유리새는 아기 새들의 날개가 닿을 곳이 어디든, 믿고 기다려 주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 어디로 날아가든 너희의 날개가 닿는 곳이 보금자리가 될 거야. 바람이 너희의 날개를 꺾지 않을 거라는 걸 엄마는 안단다.” --- pp.66~67
유리새는 이제 홀가분하게 이 둥지를 떠나 숲이 더 우거진 곳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기 새들은 자유롭게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날아갈 거예요. 한 번 날아간 새는 다시 둥지로 돌아오지 않아요. 유리새는 아기 새들을 저 넓은 세상으로 보내줘야 했어요. 아기 새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울 거예요. “이제 너희는 자유롭게 하늘을 향해 마음대로 날아갈 수 있어. 너희들이 원하는 세상으로 가렴. 그러나 숲을 잊으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