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가는 감자도, 김치도 먹기 힘들어질 수 있다? 30년 뒤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환경에 관심이 있는 초등학생 ‘나’는 TV를 보다가 새로 가입하는 선착순 100명에게 100만 원의 적립금을 준다는 광고를 보고 홀린 듯이 ‘CC스토어’의 100번째 회원으로 가입한다. 급하게 가입하며 무심코 기후 위기 상품인 딸기를 장바구니에 담은 ‘나’는 2054년 지구가 배경인 메타버스 쇼핑몰 ‘CC스토어’로 향하게 된다. 이곳은 얻은 상품을 소비하거나 손에 쥘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공간. 어쩔 수 없이 원래 주문하려고 했던 딸기를 주문한 ‘나’는 30년 후의 지구에서는 딸기 한 알에 10만 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그러면서 딸기를 구하기 어렵게 만든 기후 위기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나’는 적립금 100만 원을 사용하기 위해 김치, 감자칩, 미역국 등 필요한 음식이 생길 때마다 CC스토어에 접속해 기후 변동성의 증가, 생물 다양성의 감소, 지구 열탕화, 해양 산성화 등 다양한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아바타를 따라 2054년의 모습을 보게 된 ‘나’는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노력하기로 다짐한다. 또한 정답을 맞히면 적립금을 주는 ‘CC스토어 퀴즈’를 풀고, 기후 위기 키워드와 관련한 지식을 알려 주는 ‘지식의 방’, CC스토어 상품과 기후 위기 키워드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 주는 ‘의문의 방’, 기후 위기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상품에 대해 알려 주는 ‘소멸의 방’, 기후 위기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상품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알려 주는 ‘부활의 방’을 하나씩 통과하며 기후 위기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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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글 : 이재은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당연하게 틀리고, 고치고, 배우고, 다듬으며 글을 짓고 있어요. JY 스토리텔링아카데미에서 어린이를 위한 동화와 논픽션,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편의점을 털어라! : 역사편』이 있어요.
그림 : 진성
환경과 교육에 진심을 담아 활동 중인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환경과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람을 사랑하는 로봇 ‘신사’와 그의 다양한 친구들이 등장하는 만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 및 편집에 참여한 책으로는 글로벌예술문화연구소의 ‘지구를 사랑하는 예술가’ 시리즈 『지속 가능 발전』, 『패스트 패션』, 『지구의 물』, 『탄소 중립』이 있습니다.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1 딸기 한 알보다 망고 한 개가 더 싸다고?: 기후 변동성의 증가 2 김치가 사라졌다!: 생물 다양성의 감소 3 내 감자칩을 돌려줘!: 지구 열탕화 4 생일 한정판 미역국: 해양 산성화 5 쌀밥을 찾아라!: 물 발자국과 사막화 6 수상한 초코바의 정체는?: 탄소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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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뭐라고? 한 알에 10만 원? 장난해? 아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가격이야. 딸기가 한 알에 10만 원?
황당한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보자, 소녀는 자신의 옆으로 화면을 띄웠다. 화면에 나온 설명에 의하면, 딸기 가격은 한 알에 10만 원이고 주문 후 받을 수 있는 날짜는…… 2054년 3월 11일? 앞으로 30년 뒤에나 받을 수 있다고? 미친 거 아니야? 나도 모르게 소녀에게 소리쳤다.
“아니, 이게 말이 돼? 30년이 지나면 내가 우리 엄마 나이가 되는데, 그때 받을 수 있다고?” “무슨 소리야? 3월 11일이면 일주일 뒤잖아.” “뭐? 지금은 2024년이라고!” “너 아까 안내문 안 읽어 봤니? 여기는 2054년이야.”
그래, 30년 뒤로 간다고 했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딸기가 한 알에 10만 원이 말이 되냐고! 열 알을 사면 적립금 100만 원을 다 쓰는 거잖아. 아무리 30년 뒤라지만 이렇게 비싸질 수 있는 건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리둥절한 사이, 소녀는 화면을 바꿔 영상을 보여 주며 말을 이어 갔다
“이곳은 2054년의 상황을 짐작해서 만들어졌어. 이곳에서 미리 기후 위기로 인해 어떻게 우리의 삶이 달라졌는지 조금이나마 체험해 볼 수 있지. 네가 주문한 딸기는 말이야. 5년 전부터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어. 그래서 딸기값이 이렇게 비싸졌고, 예약 주문해야만 먹을 수 있게 된 거지.”
딸기가 멸종되었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인 딸기가? 아니 왜! 말도 안 돼!
“딸기가 왜 멸종되었는데? 외계인이라도 습격한 거야?” “푸하하! 외계인은 무슨. 다 인간들 때문이지. 기후 변동성이 커져서 이제 딸기는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기가 힘들어졌어.” “기후, 뭐?” “기후 변, 동, 성!” --- pp.24~26
지구 온난화가 생기면 왜 기후 변동성이 커지는데?
겨울의 기후를 예로 들어 볼까? 지구가 따뜻해진다면 겨울이 춥지 않아야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아. 겨울인가 싶게 따뜻하다가도 엄청나게 추운 날씨가 찾아오기도 해. 이렇게 들쭉날쭉 겨울 날씨가 달라지면 결국 기후가 변화하고, 기후 변동성은 큰 폭으로 커지지.
이런 현상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어. 그중 하나는 지구 온난화가 지구 전체에서 골고루 일어나지 않고, 북극과 남극에서 집중적으로 생기기 때문이야.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생긴 열과 수증기가 대기 흐름을 바꿔서 겨울에 엄청난 폭설을 내리게 할 수 있어. 결국 기후는 예전과 달라지고, 기후 변동성이 증가하지. --- pp.40~42
“30년 뒤에 김치는 사라져 버렸어.”
아바타는 나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가 이끄는 대로 양념 통에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배추김치’가 아니라 ‘배추김치 맛’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주문 창에서도 작은 글씨로 쓰인 ‘맛’을 본 것도 같았다.
“이게 다 김치 맛 양념이라는 거야? 그럼 진짜 김치는? 네가 머리에 쓰고 있는 배추랑 입고 있는 고춧가루는? 다 어떻게 된 거야?”
아바타는 말없이 공중에 화면 하나를 띄웠다.
〈생물 다양성의 감소로 인해 김치가 사라지면서 개발된 김치 맛 가루, 그리운 고향의 맛을 느껴 보세요.〉
“이게 뭐야? 생물 다양성? 이거랑 김치가 무슨 상관인데?”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고추와 배추가 사라졌어. 김치도 자연스럽게 사라졌지. 그래서 김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김치 맛 가루를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는 거야.” --- pp.55~58
“그런데 감자가 사라진 거 보니 제대로 노력하지 않았나 봐. 감자가 1%밖에 안 들어간 감자칩은 가짜 감자칩이야. 내 감자를 돌려줘! 내 감자를 구해야 한다고! 어떻게 해야 하지?” “아직 늦지 않았어. 네가 사는 2024년은 아직 1.5도 상승이라 결론짓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이제부터라도 지구의 온도를 높이지 않도록 노력해 봐. 그게 바로 네가 좋아하는 진짜 감자칩을 살릴 길이야.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나라마다 정책을 통해서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도 무척 중요해. 우리 모두의 힘이 합쳐져야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고, 감자도 지킬 수 있게 되는 거야.” “그래. 나 결심했어. 감자 수호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래.” “좋아. 내가 하루에 한 번씩 네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 줄게. 지구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 꼭 실천해 줘.” “알겠어. 그런데 말이야. 일단 딱 하나 남은 이 뽀짝감자칩 한정판은 내가 사 먹어도 될까? 얼마야? 남은 적립금으로 살 수 있는 거지?” “감자가 1%밖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단 저렴해. 5만 원이야. 적립금으로 결제할게.”
감자가 이렇게 적게 들었는데도 5만 원이나 하다니. 정말 감자가 귀하긴 한가 보다. 얼마나 맛있는지 내가 한번 먹어 보고 평가해 주지. 나는 뽀짝감자칩 봉지를 뜯어 감자칩 하나를 꺼내 와그작 깨물었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이 식감,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이 맛! 30년이나 잘 팔린 이유가 있는 맛이었다. 하지만 감자가 90% 이상 들어간 진짜 감자칩과 비교하면 어딘지 모르게 다른 맛이었다. 기술의 발달로 원래 감자칩 맛과 비슷하게 만들었겠지만, 진짜 감자의 맛은 따로 있는 거다. --- pp.93~95
“어서 오세요. 생일 선물로 미역국을 사겠다는 기특한 어린이 맞나요?”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몸을 온통 미역으로 치장한 키가 큰 아바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긴 미역이 나풀나풀 흩날려 꼭 드레스 같았다. 아름답기도 하고 조금은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그런데 미역국이 왜 한정판이에요? 왜 생일에만 먹을 수 있는 거지요? 너무 비싸서? 귀해서? 사라져 버려서?”
아바타는 미역 옷깃을 여미더니 숨을 고르고 대답했다.
“그것은 해양 산성화 때문이지요.” “해양 산성화요?” “네, 해양 산성화. 바다가 산성을 띠게 된다는 뜻이지요. 산성과 염기성에 대해서는 들어 봤나요?” “아! 알아요. 학교에서 리트머스 시험지로 실험도 해 봤어요. 식초는 산성, 비눗물은 염기성! 아니 그러면 해양 산성화는 바다가 식초처럼 신맛이 난다는 거예요? 말도 안 돼!” “아, 물론 바다가 신맛이 날 정도로 강한 산성을 띤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바다는 원래 pH(수소 이온 농도) 8 수준으로 약염기성이거든요. 어마어마하게 넓은 바다가 중성 상태인 pH 7까지 가는 것도 아주 힘들어요. 중성을 넘어서 산성까지 가는 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실제로 산성인 건 아니지만, 점점 pH가 감소해서 염기성이 줄어드는 현상을 통틀어 해양 산성화라고 한답니다.” --- pp.120~122
탄소 중립을 이루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일단 개인은 일상생활에서 탄소를 만드는 행동을 되도록 하지 않아야 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재활용품을 쓰고, 소비를 줄이고,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니기 등 일상생활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당장 오늘부터라도 이러한 방법 중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 봐. 아! 고기를 덜 먹는 것도 탄소를 덜 만드는 아주 좋은 방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