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제일 좋아?” 함께하는 게 제일 좋아! 날다람쥐 쏠의 모험을 통해 배우는 배려와 협력!
날다람쥐 쏠은 숲속 친구들이 모두 함께하는 일에도 꾀부리고 놀고 싶어만 하는 장난꾸러기예요. 하지만 어느 날, 집에 불이 난 자신을 도와준 숲속 친구들을 위해 모두가 힘들어하는 풍차 지킴이 일을 맡아요. 과연 쏠은 풍차 지킴이 일을 잘해 나갈 수 있을까요? “좋아, 이제 나도 숲속 친구들을 위해 일할 때가 됐어!”
저자소개
글 : 조미형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 살면서 길을 따라 걷고 글을 씁니다.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다시 바다에 서다」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8년 지역우수출판콘텐츠에 『해오리 바다의 비밀』이 선정되었으며, 2021년 중국 청광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했습니다. 2019년 현진건문학상 추천작에 「각설탕」이 선정되었습니다. 쓴 책으로는 『씽푸춘, 새벽 4시』, 『해오리 바다의 비밀』, 『배고픈 노랑가오리』, 『황금 누에의 비밀』, 『모자이크, 부산』 등이 있습니다. JY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다양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림 : 윤다은
온기 넘치는 그림책 속 나라같이 따뜻하고 평온한 캘리포니아에서 사랑스러운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수의 앨범 커버와 기업과의 콜라보, 소설 등의 북커버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다양한 예술 전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목차
놀고만 싶은 날다람쥐 쏠 / 풍차 날개를 타고 놀 수 있다고? / 풍차 지킴이 쏠 / 두더지는 새집이 싫어 / 땅속에 갇혀 버린 쏠 / 되살아난 악몽 / 무너진 두더지 굴/ 위험에 처한 병아리들 / 한밤중 다 같이 모여
『맨날 놀고 싶어』 창작노트
책속으로
“쏠, 오늘은 다 같이 숲속 청소를 하기로 했잖아. 여기서 장난치고 놀면 어떡해!” 쏠은 방울새 말에 몸을 돌렸어요. 방울새는 몸통보다 긴 꼬리를 흔들며 단풍나무로 날아갔어요. 그리고 소리쳤어요. “쏠, 다 함께 하는 일은 서로서로 도와야지. 어딜 도망가!” 쏠은 꼬리를 흔들며 말했어요. “아휴, 나처럼 몸이 작은 다람쥐는 빠져도 아무도 몰라. 너도 가지 말고 나랑 놀자.” 방울새는 단풍나무 가지를 붙잡고 몸을 이리저리 흔드는 쏠을 보며 눈을 굴렸어요. 쏠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휙휙 날아다니며 노느라 방울새를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방울새는 꽁지깃을 흔들며 날아가 버렸어요. --- p.9
집 밖으로 나온 쏠은 엉엉 울었어요. 불이 무서웠어요. 숲속 동물들이 쏠의 집 마당에 모두 몰려와 쏠을 위로했어요. 작지만 튼튼해서 눈바람에도 끄떡없던 쏠의 나무집이 불길에 타서 와르르 무너졌어요. 너구리가 쏠의 꼬리에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 주었습니다. 쏠은 자기 꼬리에 불이 붙은 줄도 몰랐어요. 붕대를 감고 나자 꼬리가 따가웠어요. 찔레나무 가시가 박힌 것처럼 아팠어요. 쏠은 꼬리를 보며 또 엉엉 울었어요. “한동안 아프고 가려울 거야. 긁지 말고 참아야 해.” 너구리 말에 쏠은 눈물을 뚝뚝 흘렸어요. --- p.20
“몸이 작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우리 중에 누가 있지?” “높은 풍차 지붕까지 올라가려면 용감해야 해!” “풍차에 대해서 배워야 하잖아. 똑똑해야죠!” “처음 보는 풍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해야겠어요.” “풍차는 마을에 에너지를 보낸다고 했으니까, 마을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해요.” 용감하고 똑똑하면서 날쌔고 몸이 작고 가볍고 숲속 마을 곳곳을 훤히 알고 있고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 않아야 한다면? 쏠은 입을 오물거리며 중얼거리다 불쑥 말했어요. “그건 바로 나잖아!” 숲속 동물들이 쏠을 쳐다봤어요. --- p.38~39
비가 한차례 내린 다음 날 바람의 언덕에 강풍이 몰아쳤어요. 풍차 날개가 팽팽 돌았어요. 바람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깬 쏠이 바람의 언덕으로 달려갔어요.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부는지 몇 번이나 나동그라졌어요. “풍차 날개가 부러지겠어. 풍차를 세워야 해. 버튼을 눌러야 해!” 쏠은 바닥에 바싹 붙어 기어 올라갔어요. 풍차 기둥 내부로 들어간 쏠은 너무 놀라 숨이 턱 막혔어요. “불! 불꽃이 튀잖아.” 매캐하게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어요. 순간 쏠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렸어요. 작년 겨울, 불타는 집에 갇혔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사방이 불꽃으로 넘실거리자 숨이 막히고 눈앞이 깜깜해졌어요. 쏠은 손으로 목을 감쌌어요. 그때 손끝에 딱딱한 배지가 잡혔어요. ‘풍차 지킴이 쏠’ 쏠은 흐릿해지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귀를 잡아당겼어요. 순간 눈앞이 번쩍했습니다. 지금은 불타는 집 안이 아니라 풍차 안이에요. --- p.67~68
수탉 아저씨가 발을 종종거리며 다급하게 말했어요. “난로와 온열 전등 온도가 올라가지 않아. 이대로 두면 오늘 밤을 넘기기 어려워.” 알에서 갓 나온 병아리들은 추위에 약해요. 수탉 아저씨가 깃털을 부풀리며 쏠을 재촉했어요. “풍차 전기가 왜 우리 집까지 안 오는 거야!” 눈바람에 창문이 덜커덕거렸어요. 쏠은 겁이 났어요. 병아리들이 머리를 떨구고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수탉 아저씨가 발을 동동 굴렀어요. 아무래도 풍차 날개에 눈이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지금은 한밤중, 눈까지 펄펄 내리고 있어 풍차에 올라갈 수도 없어요. “다른 집에 스위치를 내려 달라고 전화해 볼게요.” 쏠은 전화기를 들었지만 뚜 신호가 가다가 끊어져 버렸어요. 눈 때문에 마을 전화가 고장 났나 봐요. “직접 찾아가서 말해야겠어요.” 날다람쥐 쏠이 문을 열고 나섰어요. 거친 바람에 차가운 눈발이 쏠의 얼굴에 달라붙었어요. “아저씨, 혹시 방울새가 오면 제 말 좀 전해 주세요. 집집마다 찾아가 필요한 곳만 빼고 전기 스위치를 모두 끄라고 해 주세요.” 수탉 아저씨가 알았다고 얼른 가 보라고 했어요. “쏠, 눈바람이 심해. 조심해.” 쏠은 꼬꼬 집과 가까운 사슴 집으로 향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