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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생존기
작가 정미
ISBN 9791188912414
출간일 2019-04-08
정 가 12,000
페이지/판형  212 / 

책소개

어느 날, 운명처럼 시작된 열여섯 두 소녀의 버킷리스트!
-내 마음이, 고장 난 시곗바늘처럼 마음대로 움직인다.
언젠가 싸가지가 내게 했던 말처럼-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불량 가족 레시피』손현주 작가의 최신작!
“세상의 싸가지들에게 바치는 생존을 향한 분투기!”


첫 장편소설『불량 가족 레시피』로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손현주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싸가지 생존기』는 한 가족의 생존을 향한 치열한 분투기를 그려내는 동시에 두 소녀의 결핍을 ‘우정’이라는 연결고리로 풀어낸 성장소설이다.
‘전학’이라는 소재가 가져다주는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은 새 학년, 새 학기마다 더욱 공감 가는 화두이다. 첫 만남부터 서로를 ‘싸가지’라고 여기는 두 소녀는 ‘전학생’이라는 코드로 금세 가까워진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과의 관계를 거부하고 스스로 벽을 치며 강박 속에 사는 한 소녀와 그 벽을 서서히 허물고 들어가려는 또 한 소녀의 이야기가 봄기운을 머금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이 소설은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도심에서 아등바등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 가장에게 닥쳐온 시련. 몸이 아픈 가장의 뜻대로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양평으로 내려와 겪는 일화들을 하나씩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생존을 향한 치열한 삶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학생 수 부족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시골 학교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면모이기도 한 폐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한다.
어쩌면 오늘을 살아내는 청소년들의 교육적 환경이 가장 극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우리 청소년들이 극한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고 싶은 작가의 소망이 담겨 있다. 앞이 막막하고 두려운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내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청소년들이 바로 싹수 있는 싸가지들이 아닐까 싶다.

* 책 속의 ‘싸가지’라는 단어의 의미
원래 싸가지라는 말은 ‘싹수’(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낮게 이르는 말이다. 그 어원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싹+-아지’로 새싹의 ‘싹’에 ‘강아지, 망아지’처럼 작은 것을 뜻하는 ‘-아지’가 붙어 만들어진 말로 이 책에 쓰였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엄마의 알바』로 등단했고 2009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당신의 남자』로 신인상을 받았다. 2010년 평사리문학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불량 가족 레시피』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 『헤라클레스를 훔치다』 등이 있다.

목차

똥바가지 썼다
면상 등록소
그들이 수상하다
오 마이 잭!
유기농 가족
이상한 나라의 싸가지
흙수저와 금수저
아빠, 사막을 걷다
열여섯 버킷리스트
중미산 붉은 별
창작 노트

책속으로
“가끔 정상 궤도에서 이탈했을 때,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 그 힘은 위대하다.”

인간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고통은 생명체를 유지하기 위한 유전자 프로그램이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고통과 통증을 참아낸 후에는 언제나 안도와 행복감이 보상으로 오는 건지도 모른다. 가끔 정상적인 궤도에서 이탈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발휘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위대하다.
나는 작품을 쓸 때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일들을 모티브로 쓰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 머릿속으로 이미지가 되어 이야기를 진행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 역시 양평의 이미지가 바탕이 되어 초고를 쓰기가 수월한 편이었다. 양평에 뿌리를 내리려는 한 가족의 치열한 분투기가 생존을 향한 몸부림이고 실존이라는 생각이 작품을 쓰는 내내 들었다. 그리고 두 소녀의 결핍은 내 사춘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늘 10대의 성장소설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들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기어이 똥바가지를 쓰고 말았다. 우리 가족이 양평으로 이사 가는 날 내 기분이 그랬다.
북한강로를 한참 달리자 양평으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우리 가족은 정체 구간을 만났다. 2차선 도로를 꽉 메운 차들이 짜증스레 경적을 울려댔다. 하필이면 이삿날이 토요일이었다. 이삿짐을 실은 트럭은 마치 막힌 대장 속에 갇혀 버린 똥처럼 도로 가운데에 흉물스럽게 서 있었다.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구름은 무심히 떠 있었다. (본문 7쪽)

나는 차에서 내리기 싫었으나 아빠의 독촉에 마지못해 굼뜨듯 내렸다. 그때 ‘비켜!’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차 쪽으로 몸을 바짝 기댔다. 눈앞으로 번개처럼 뭔가 휙 하고 지나갔다. 자전거였다. 자전거를 탄 여자애 등에 관절인형이 위태롭게 매달렸다. 여자애가 뒤를 힐끗 돌아보더니 별거 아니라는 듯 달아나 버렸다.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어. 사람이 다칠 뻔했는데 사과도 없이.” (본문 13쪽)

3교시가 끝난 후 쉬는 시간에 똥머리를 느슨하게 틀어 올린 여자애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애는 빨간 헤드폰을 귀에 걸친 채 내 쪽으로 다가왔다. 예상치 못한 짝의 출연이었다. 헤드폰을 낀 모습이 만화에서 튀어나온 애 같았다. 더구나 얼굴에 파우더를 바른 모습이 가부키 화장을 한 것처럼 겉돌았다. 마스카라를 진하게 바른 눈 밑은 흑심이 번진 것처럼 어둡게 그늘져 있었다. (본문 38-39쪽)

싸가지는 여전히 관절인형 잭이 세상의 전부인 것 같았다. 아무리 인형이 좋다고 친구나 엄마를 대신할 수 있을까. 분명 정신세계가 4차원이었다.
“너 진짜 연구 대상이다. 하긴 우리 부모도 이해 못하는데…… 이놈의 촌구석이 뭐가 좋다고 날 끌고 와서…….”
나도 모르게 속에 있는 말을 싸가지에게 쏟아내고 말았다.
싸가지는 내 푸념 섞인 말에 조금 놀란 듯 바라보았다. (본문 66-67쪽)

아빠는 재석이네 학교의 통폐합 문제로 학교와 교회를 번갈아 가며 작은 학교 살리기 회의를 했다. 재석이가 전학을 가자마자 불거진 문제라 아빠는 어깨가 무거웠다. 더구나 집 앞에 있는 학교를 놔두고 자칫하면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이나 가야 하는 문호리로 다닐 판이었다. 아빠는 학교 통폐합 문제로 굉장히 흥분했다. (본문 74쪽)

“나도 믿기 싫어. 내가……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고작 열여섯인데…….”
“너…… 그 말 정말이야?”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싸가지가 갑자기 일어나 앉았다.
“너 상상력 한번 풍부하다. 그 머리로 소설을 써라. 딱 보니 넌 지금 그냥 겁먹은 거야.”
(본문 171-173쪽)

애니고에 합격한다면 어쩌면 나는 중미산 자락을 오랫동안 떠나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사이 싸가지의 손톱은 정상적으로 자라 있겠지. 그리고 우리의 버킷리스트는 여전히 진행 중일 것이다. (본문 203-204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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