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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버스
작가 고정욱
ISBN 9791167030146
출간일 2021-05-28
정 가 12,000
페이지/판형  172 / 140 * 205 mm

책소개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작가 고정욱의
색깔 있는 청소년 소설!
“책임감, 그것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다.”


청소년 베스트셀러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의 고정욱 작가가 색깔 있는 신작 소설 『스토리텔링 버스』를 출간했다. 책 속에는 청소년 평가단의 사전 서평이 수록되어 있다. 자신이 겪은 일처럼, 또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 깊이 공감하며 생생하게 적어 내려간 청소년들의 서평은 『스토리텔링 버스』가 가진 이야기의 힘을 증명해준다.

수많은 청소년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정욱 작가의 『스토리텔링 버스』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 걸까? 소설은 이혼 가정에서 자라 상처를 입은 두 아이의 시선을 따라간다. 여행길에 고립된 버스 안에서 듣게 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구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누군가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한 장씩 넘기며 읽다 보면, ‘스토리텔링 버스’ 한 좌석에 앉아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라 책장을 덮은 독자들은 한 발짝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성균관 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 박사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1급 지체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지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했다. 이 땅의 청소년들이라면 다 아는 책 『책이 사라진 날』, 『학교가 사라진 날』, 『엄마가 사라진 날』,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 『스마트폰이 사라졌어요』, 『친일파가 싫어요』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히 『가방 들어 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 선정 도서가 되기도 했다. 제일 많은 책을 펴내시고(305권) 제일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시고(400만 부) 제일 많이 강연을 다닌다.

지은 책 가운데 수십 권은 인세 나눔을 실천하고 있고, 240여 권의 책은 350만 부 이상 발매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메일에 꼭 답장을 한다. 한국장애인 문화예술대상과 이달의 나눔인 상을 수상하기로 했다.

목차

성폭력 예방 특강
아빠들
성남
제니퍼 리 하트
합창 대회
여행 갈래?
양양 가는 버스
멈춰 선 고속버스
교통사고
아파트
놀라운 비밀
편지
글쓰기의 두려움
호소문
반전
자동차 트렁크

『스토리텔링 버스』 창작노트
추천사
『스토리텔링 버스』 청소년 평가단 사전 서평

책속으로
페이스북에 가서 정확한 이름을 치자 마침내 크리스틴의 페이스북 프로필에 접속이 가능했다. 선생님의 페이스북 앨범에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던 것이다. 영어를 띄엄띄엄 읽어보니 한국에서의 추억이라며 엄마가 다녔던 학교에서 찍은 사진이 나왔다. 지강은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크리스틴의 친구들 목록을 검색하다 지강은 순간 숨이 막혔다.
“헐!”
머리를 물들인 동양 여자가 있었다. 엄마였다. 영어로 쓰여 있는 이름은 제니퍼 리 하트였다. 순간 등골이 땅기는 느낌이었다. 제니퍼 리 하트라니! 엄마 이름에서 흔적으로 남아 있는 건 미들네임 ‘리’ 하나뿐이었다.
--- p.42

“너희 아빠도 너 먹여 살리려고 고생하신다며? 우리 아빠도 마찬가지고.”
“뭘 그래? 우리 아빠는 나보고 빨리 독립해서 나가래. 아버지는 자연인이 되고 싶대. 텔레비전 보면 자연인들은 대개 남자 혼자 살잖아. 가족들도 다 버리거나 버림받았고. 그렇게 외롭고 쓸쓸하게 사는 게 뭐가 좋다고 그렇게 되고 싶다는 건지 모르겠어. 책임지기 싫어서 간 거 아냐?”
“그건 아닐 거야. 나도 처음엔 우리 엄마도 도망갔다고 생각했어, 무책임하게. 그런데 저번에 엄마 만났더니, 둘이 같이 살 방이라도 하나 얻으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면서 참고 있으라고 했어.”
“미루는 게 책임일까? 중요한 건 지금 아냐? 넌 이렇게 슬픈데. 엄마를 언제까지 기다려? 다 클 때까지? 난 그런 무책임한 사람 되기 싫어, 우리 아빠처럼.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면 장발장이 빵을 훔쳤다는 누명으로 19년간 감옥살이하다가 가석방 돼. 그리고 나와서는 신분 숨기고 돈도 많이 벌고 시장까지 되었는데 코제트를 딸로 키우면서 끝까지 누군가를 책임만 지다 죽었어. 그게 남자의 삶이라면 너무너무 괴로울 것 같아.”
“그런 생각이 커지면 자연인 되는 거야. 여자들도 마찬가지야. 『여자의 일생』을 봐봐.”
(…)
“여자 역시 책임지다 끝나잖아. 책임이 남자들만의 의무라고 생각하지 마. 인간이라면 자신이 벌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져야 되는 것이니까.”
“자신만이면 좋게, 남이 저지른 일도 책임져.”
“하긴.”
--- pp.99~101

은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수시로 메모나 쪽지를 지강에게 전해주곤 했다. 글이라는 게 대개는 어디 책에서 베낀 구절이지만, 한번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글을 카드에 적어 지강에게 준 적이 있다.
-그대가 고난을 받고 있다는 건 누군가 그대의 성장을 막으려는 거다. 굳세게 저항하고 가던 길 가라.
“이건 무슨 뜻이야?”
“그냥 써봤어. 나도 명언을 만들어보려고.”
“누군가가 누구야?”
“몰라. 마귀? 사탄? 호호.”
지강은 은지가 이 세상에 무언가 일을 어렵게 하는 불순 세력이라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여겼다. 은지가 준 그 글귀는 지강의 지갑 안에 지금도 꼭꼭 숨겨져 있었다.
--- p.112

“은지야. 우리, 나중에 더 커서 여행 가자. 아직은…….”
“아직은 뭐?”
“아직은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없을 거 같아.”
“응, 나도 그래.”
은지는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은지는 들릴락 말락 하게 대답했다.
“오늘 고마웠어.”
목소리에 습기가 배어 있었다.
“울어?”
“아니. 트렁크에 들어가서 많이 힘들었지?”
“괜찮아.”
“오늘 멋졌어. 고마워.”
처음으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은 지강이었다. 두 아이는 그렇게 서로 기대어 젖은 몸을 말리며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누군가를 지켜주는 감정, 그것은 책임감이었다. 스토리텔링 버스의 모든 이야기는 책임감에 대한 것들이었음을 지강은 문득 깨달았다.
--- pp.16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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